은행나무
November 18th, 2008어릴 때 살던 아파트는 은행나무가 많아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아파트가 노랗게 물들곤 했었다. 비라도 하루 오면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도로위에 은행잎이 수북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이던가, 그렇게 쌓인 은행잎을 보고 “또 한해가 갔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노란 은행잎은 내게 또 한번의 순환을 알려주는 이정표이다.
요즈음에도 길거리에 은행잎들이 넘쳐난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 그렇게 쌓이는 은행잎을 모두 수거해 태워야해서 돈이 많이 든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은행잎뿐만 아니라 그 밑에 있는 콘크리트와 시멘트들도 보인다. 그런 바닥이 없으면 은행잎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고 다시 나무가 되고, 물이 되고 공기가 되고, 사람도 되었을텐데. 시간은 여전히 순환하지만, 그 안에서 함께 순환해야될 존재들은 순환하지 못하고 있다.
PS.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는 콘크리트를 다 걷어내야 할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