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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이 죽일 놈의 전쟁

by moya on January 17th, 2009

아우, 감기가 일주일 째 진행중이다. 1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한 감기인데, 이게 무슨 일이야. 이 놈의 감기가 독한 것도 아니고, 다만 오래간다. 또 증상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하루는 열이 있다가, 다음 날은 콧물이 나고, 그 다음 날은 기침이 나는 식이다. 롤러코스터 감기는 지난 주 토요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찾아왔다. 인증샷~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아, 칼바람과 강추위에서부터 감기까지의 인과관계는 인증이 잘 안되네. 어쨋든~ 사진은 부처님 불로그로부터!

타이레놀과 휴식으로 잠잠해진 줄 알았는데, 화요일 저녁 이스라엘 대사관 앞의 촛불문화제 갔다가 칼바람 맞고 다시 살아났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청계광장 동아일보 건물 바로 옆에 있다. 높은 빌딩 18층이던가. 건물입구에서 촛불문화제를 하는데 대사관 앞에서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쨌든, 언제나 전경들이 둘러싸고 있고,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라는 분이 주기적으로 방송을 한다. “여러분은 지금 명백한 불법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제를 한다고 해놓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정치적인 자유발언을 하고, 이것은 문화제를 가장한 불법집회입니다. 당장 해산하십시오!” 자유발언자가 굴하지 않고, 발언을 계속하면 그는 소리를 지른다. 그는 단지 방해하고 싶은 모양이다. 두번째 방송부터는 진압이 들어갈 예정이니, 노약자와 시민은 피하라고 안내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닭장차와 전경들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고립장벽과 얼마나 다른가? 시민으로부터 시위대를 분리하여 불법이라고 낙인을 찍는 경비과장의 방송은 팔레스타인인들은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는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발언들과 얼마나 다른가? 이 나라가 이주민들을 대하는 태도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취급하는 방법과 얼마나 다른가? 지구 저편에서의 일이, 조금 더 심각해보이는 현상들이 지금 이 곳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번역해주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향하고 있거나, 이미 전쟁 중! 연결된 질서, 그렇기에 한국에서의 집회,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의 연대집회는 큰 의미가 있다. 그 곳으로도, 이 곳에서도!

나는 이스라엘에서는 이와 같은 반전의 움직임, 병역거부의 움직임, 평화의 움직임들이 없는지 궁금했었다. 당연히 없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립장벽에 반대하는 아나키스트들Anarchists against the Wall 소속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공군 기지 앞에서 직접행동을 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 또 ‘거부의 용기Courage to Refuse’라는 이스라엘 단체는 이스라엘의 병사들에게 전쟁을 거부할 것을 호소했고, 지금까지 12명의 예비군이 동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 지중해 건너 그리스에서는 미국의 지원으로 이스라엘에 공급될 예정이던 무기(3천톤)의 운송이  저지되었다. (자세한 내용) 독일에서도 2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저항해 시위를 했다. (자세한 내용) 이 밖에도 이스라엘과 유럽,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많은 저항과 직접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들은 실질적으로 전쟁과 학살을 저지하는 힘이다.

친구가 물었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이었는데, 생각 끝에 나는 “하지 못할 것 같아”라고 대답했다.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우정으로 연결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탱크 앞에 선다면 아마도 우리는 실질적으로 전쟁을 저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또 전쟁의 끔찍한 순간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 평화를 위해 행동하고, 전쟁을 거부하고, 참된 우정을 건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는 전쟁의 부재가 아니라 스스로 적극적인 것이며, 우정과 사랑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아, 감기 얘기로 시작했는데, 이 거창한 마무리는 뭔가 -_-; 콜록콜록~

2 Comments
  1. 뎡야 permalink

    너무 거창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왜케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2.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의 “정치적” 감기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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